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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체 : KBS비타민 날짜 : 2014-11-07 조회수 : 110638 숨을 고르고 다시 시작하세요

삶의 철학이자 과학, 요가

 

 

어느덧 겨울의 시작을 알리는 입동(立冬)이 들어있는 11월입니다. 어렸을 적엔 이즈음이면 마당에 잔뜩 쌓인 무며 배추며 김장재료들로 진풍경을 이뤘는데요. 지금은 날씨 변화로 김장 시기가 점점 늦어질뿐더러 김장을 하는 집도 줄어들고 있다고 합니다. 여전히 어마어마한 양의 김장을 하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왠지 너른 마당에서 했던 오래 전의 순수한 노동이 그리워지네요. 몸은 좀 힘들었지만 온 가족이 모여 열심히 양념을 바르다 고개 들어 한번 씩 바라보는 하늘은 참 높고도 맑았던 것 같습니다. 

  

 

지금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오직 회사에서 주어지는 업무만이 자신의 일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대학에서 디자인을 전공하고 졸업 후에는 줄곧 디자이너로 일했습니다. 일반 회원으로 연구원에 다니던 시절, 1주일을 월화수목금금금으로 하루 24 시간이 부족하다 느끼며 거의 사무실에서만 보냈습니다. 살기 위해 도장에 나가서 수련을 하고 한 시간 동안 벌어들인 에너지를 다시 일에 쏟아 붓던 때라, 집안일은 거들떠보지도 못했습니다. 생활 감각은 제로에 가까웠지요. 다른 직원들도 다 비슷한 상황이라 사무실 쓰레기통이 넘쳐나도 누구 하나 치우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하루는 잘 풀리지 않는 디자인 때문에 화면에 머리를 박고 있다가 무거운 어깨와 목 때문에 몇 가지 요가 동작을 하면서 문득 흘러넘치는 쓰레기통에 시선이 멈췄습니다. 마치 지금 내가 하고 있는 디자인도 지금의 내 삶도 저 쓰레기통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미 기능을 상실해버린, 쓰레기와 한 몸이 된 쓰레기통. 무심결에 일어나 쓰레기통을 비우고 자리에 앉았습니다. 그리고 숨을 고른 후 하고 있던 작업을 레이아웃부터 다시 잡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레이아웃에 문제가 있었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지만 시간에 쫓겨 밀도를 많이 올려놓았던 상황이라 귀찮음과 게으름이 앞서 어떻게든 그 안에서 해결해보려 했던 것이 화근이었지요. 틀을 바꾸지 않고는 내용을 온전히 담을 수 없는, 해결 될 수 없는 문제였습니다. 조금 더 빨리 게으름을 떨쳐버렸었더라면 그만큼 에너지 소모가 줄었겠지요. 

 

스승님께서 수업시간에 자주 하시는 말씀이 있습니다. 

‘동작을 하다가 호흡이 말리면 그대로 유지하지 마시고, 돌아와서 숨을 고르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세요.’ 

요가는 동작과 호흡, 의식의 삼박자가 잘 맞아 떨어져야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런데, 동작에 집착하다 보면 그 동작이 주는 에너지를 온전히 벌어들일 수 없을 뿐더러 정확하지 않은 자세를 억지로 유지하다보면 근육이나 뼈, 인대에 무리를 줄 수 있습니다. 스승님께서는 요가는 의식과의 싸움이라고 하셨습니다. 동작의 목적은 숨을 편안하고 안정되게 하기 위함이고 호흡이 평정을 유지할 때 의식을 통한 지혜를 만날 수 있다고 하십니다. 정통요가 수련에서 목적의식을 잃은 동작은 더 이상 존재이유가 없다 해도 과언이 아니겠지요. 

 

요가수련을 할 때뿐만이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잘못된 길로 들어서서 목적지를 잃고 방황할 때는 이미 지나온 길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처음으로 돌아가서 제대로 목적지를 살피고 다시 길을 나서는 것이 현명한 일일 것입니다. 수련을 할 때뿐만이 아니라 요가수련의 원리를 조금씩 일상생활에도 적용해 나가는 연습을 한다면 요가가 삶의 철학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겨울의 문턱에 들어선 지금, 올 한해도 얼마 남지 않았는데요. 오랜 동안 쌓아온 많은 생각과 감정, 풀리지 않는 문제가 있다면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원점으로 돌아가 숨을 고르시고 백지 상태에서 다시 시작하는 것은 어떨까요? 지금 바로 돌아가는 것이 목적지로 가는 가장 빠른 길일 것입니다. 더불어 이번 호에는 겨울에 기능이 많이 떨어지는 비뇨생식기에 도움을 주고 허리와 고관절의 힘과 유연성을 기르는 활시위 당기기 자세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편안한 마음으로 동작과 호흡을 잘 맞추시고 불편하게 느껴지는 부분에 의식을 집중해서 말씀드리는 순서대로 정확하게 수련하여 다가오는 겨울을 대비하시기 바랍니다. 

 

활시위 당기기 자세 (Akarna Dhanurasana) 

 

 

<방법>

1. 막대기 자세로 앉아 왼쪽 다리를 구부려 왼쪽 발등에 깍지를 하고 허리를 똑바로 세웁니다. 

2. 숨을 내쉬면서 팔꿈치를 양 옆으로 벌리면서 왼발을 위로 들어올리고 오른쪽 다리를 오른쪽으로 약간 벌립니다.

3. 시선은 오른발을 바라보며 숨을 내쉬면서 왼발을 왼쪽 귀를 향해 잡아당깁니다. 이때 오른발은 힘을 줘서 쭉 펴야 하며 허리를 가능한 폅니다. 고르게 2~3번 숨쉬며 유지합니다.

4. 천천히 왼발을 내리고 두 발을 가운데로 모읍니다.

5. 반대쪽으로도 하고 잘 안되는 쪽을 더 합니다. 

 

 

<효과>

1. 허리 아래쪽과 복부의 힘을 길러주어 장의 기능을 개선합니다.

2. 고관절을 유연하게 하여 골반과 다리의 틀어짐이나 탈골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3. 다리의 군살을 없애며 비뇨생식기를 튼튼하게 합니다.

 

사진 출처 및 참고 『음양요가(Hatha Yoga)』 이승용 著, 홍익요가연구원 刊,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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